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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히말라야 여행 일지. 11일차. 포레스트 캠프 12/29. 이방인이 되는걸 두려워 말자. 포레스트 캠프. 가장 고된 산행이였다. 산 하나 내려와서 산 하나를 돌아가고, 산 하나를 올라갔다. 끝없이 내려가고 올라가는 산행에 우리는 지쳐갔다. 그 와중에 가장길고 가장 높은 다리를 건넜고, 떨어지는 폭포와 맑은 계곡을 보았으며 평화로운 세계가 무엇인지 알려주려는 마냥 각자의 순리를 따르는 자연을 보았다. 자연을 보고있자니 나는 그저 그 속의 부속품이자 이방인으로써 느껴졌다. 감히 무엇이 되려고 하지말고 무엇이 된것마냥 굴지 말자. 그냥 나 자신만이 되어 나의 순리를 따라 걷고 살아가자. 포레스트 캠프. 그속에서 여행자들을 만났다. 먼저 말을 걸어주었으나 언어가 통하지 못해 나는 잠잠코 입을 다물고 있을뿐 일행이 대화하는 것을 엿들을수밖에 없었다. 하나의 .. 더보기
히말라야 여행 일지. 10일차 안나푸르나를 등지고. 12/28. 안녕 안나푸르나. 안나푸르나에서 내려가자니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몇걸음 가다 다시 뒤를보고, 다시 몇걸음 가다 뒤를 보고 어렵게 올라왔는데 이렇게 쉽게 내려가자니 아쉬움과 섭섭함이 공존하며 나를 붙잡는듯 했다. 어제 올라오기전 보다 날씨는 덧없이 좋았기에 마치 잘 가라는듯 다음을 기약하자는듯 해서 뒤돌아 손을 한번 크게 흔들어주고 다시 가야할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가야할 길이 있고 목적지가 있으니까. 마르디 히말 또한 갈길이 멀기에 힘껏 성큼성큼 걸어갔다. 아쉬움을 뒤로 한채로. 촘롱의 시*계단. 올라가는길이 끝이없어서 욕나온다는 유명한 계단을 올랐다. 처음부터 힘이 들었다. 하지만 올라간다는 마음을 접고, 그저 여정에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지 생각을 했.. 더보기
히말라야 여행 일지. 9일차 MBC - 안나푸르나 12/27. 안나푸르나에 도착하다. MBC - 안나푸르나 안나가 우리방에서 잤다. 그리고 함께 mbc까지 함께 하다 안나푸르나 바로 직전에 헤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의 위대함 속에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묵묵히 걸어나갔다. 햇살이 있을땐 덥다가도 구름이 지나갈때는 한없이 추웠다. 고산을 대비해 천천히 발을 내딛으며 호흡또한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고를 반복하며 올라갔다. 그리고 안나푸르나에 도착했을땐 안나가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어쩌면 정말 우리를 안나푸르나까지 인도해준게 아닌가 싶어 사랑스러웠다. 고마웠고. 더이상 자연에 대해서 언급할수가 없다. 무슨말을 하고 어떤 글을 쓰더라도 내가 느낀것에 대해서, 자연이 풍기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담지도 못할뿐더러, 훼손될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끄적이지 .. 더보기
히말라야 여행 일지. 8일차 데우랄리 12/26. 나의 안나와 함께한 시누아 - 데우랄리 제자리 걸음인줄 알았는데 어느덧 시누아에서 히말라야 그리고 데우랄리 까지 왔다.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청두로 카트만두로 포카라를 지나 여기까지 왔다. 내일이면 안나 푸르나다. 제자리 걸음이라 할지라도 실망하지 말자. 돌아보면 꽤나 멀리 잘 왔을터이니. 우리 인생도 똑같은듯 하다. 제자리 걸음이라 생각해왔지만 어느덧 무대에 자리를 하고 때때로 스크린에 오르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지금의 나를 볼수있으니 말이다. 많은 문화들과 경험, 감정들을 스펀지 처럼 흡수하고 싶어졌다. 그러기위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산은 허락하는 만큼 갈수있다 하였는데 무탈하게 잘 올라와서 산에게 감사한마음을 한가득 가졌다. 나 많은것을 불평하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매사 .. 더보기
히말라야 여행 일지. 7일차 시누아 12/25 메리크리스마스! 촘롱 - 시누아. 우선 메리크리스마스!! 성탄절의 축하는 이쯤하고 우리는 꽤 오랜 등산을 강행하였다. 원래의 목적지는 촘롱이였으나 내일 수월한 산행을 위해 그 다음 마을인 시누아 까지 올라갔다. 언제나 그렇듯 늘 매번 하는 말이라 조금 안쓰고 싶지만 여전히 자연은 경이롭고 아름답다. 힘든 산행으로 땅을 보며 걷다 조금만 허리를 펴고 주변을 둘러보면 이루 말할수 없는 벅차오름을 느낀다. 산속에 산이며 자연속의 자연에서 나는 이 세계관의 부속품이자 이방인 임을 깨닫는다. 그저 묵묵히 순응하며 걷는다. 그러다 일행이 묻는다. 여기 사람들은 이 자연을 보고 감동먹을까 하며 질문을 던진다. 글쎄 .. 우리가 더이상 63빌딩에 환호하지 않듯 익숙해지는 순간 소중함을 잊어가는게 아닐까? 하.. 더보기
히말라야 여행 일지. 6일차 푼힐 - 타다파니 12/24 내마음의 단야밧 푼힐 - 타다파니 새벽 5시 기상. 우리는 푼힐의 일출을 보기위해 아이젠을 끼고, 랜턴을 키고 어둠만이 적막하게 깔린 길을 올랐다. 랜턴의 불빛에 의지에서 한걸음 , 한걸음 눈길위를 올랐고, 몸은 서서히 땀으로 젖어가고 있었다. 버거웠고 힘들었고 어려웠다. 하지만 마치 그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우리 왼쪽편엔 구름을 빨갛게 물들이며 노을이 영역을 확장하였고, 좀더 나아가 히말라야의 열두개의 봉우리가 물들어가며 눈 앞에 펼쳐졌다. 경이롭다 못해 경건했고, 나는 네팔 언어로 감사합니다. 단야밧을 혼잣말로 끊임없이 속삭였다. 정말 감사했다. 이 모습을 두눈으로 볼수있음에, 여기까지 올라온 나의 몸이 감사했고 이 시간이 감사했다. 그동안 부정해온 나의 삶을 용서했다. 놓치거나, 잃어버.. 더보기
히말라야 여행 일지. 5일차 울레리 - 고라파니 12/23 울레리 - 고라파니 울레리에서 고라파니. 어제의 두배 정도의 되는 거리를 걸었다. 다만 오늘은 어제에 비해 몸이 적응이 된 것인지 생각보다 수월했고, 길 역시 오르막 내리막을 오가며 어렵지 않게 허나 쉽지는 않게 올라갈수있었다. 이곳은 아래와 달리 바람이 차다. 그래서 틈틈히 우리는 차 를 마시기 시작했고 이렇게 티 문화를 배우게 되었다. 작은 산을 올라갈때 마다 눈 앞에 큰산이 펼쳐진다. 예전엔 또 언제올라가지 하며 푸념을 했을터인데 이제는 조금 내려 놓은듯 하다. 무소의 뿔 처럼 걸아가다 보면 또 금새 다다를 테니까. 미리 겁먹지 말자. 페이스에 휘둘리지도 말고 본인의 페이스에 걸어가자. 결국은 한지점에서 만나게 되어있느니까 숙소에 도착했다. 2860고지 고라파니아. 숙소에서 보니 파노라마.. 더보기
히말라야 여행 일지. 4일차 포카라 - 힐레 - 울레리 2020.12.21. 포카라 - 힐레 - 울레리 포카라에서 힐레로 향하는중 팀스퍼밋 도장을 찍고 힐레에 향했다. 어제 보지 못했던 설산이 멀직이서 보였다. 바로 숙소앞에서 보였는데 왜 보지 못했을까 생각하면서 이제는 비로서 진정 저 산을 오를 생각을 하니 가슴 한켠이 벅차올랐다. 하지만 시작부터 쉽지가 않았다. 힐레에서 울레리까지 가는 첫등반, 체력의 문제였을까. 숨도 가파르고, 안쓰던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다시 태옆을 감기 위해서 삐그덕 삐그덕 거리며 땀으로 기름칠을 하는듯 싶었다. 내일이면 적응이 되리라 하며 올라갔고 등반 도중 롯지에서 티타임과 식사를 시켰다. 진저티. 진짜 땅에서 진저를 캐서 만들어준다고 하더라. 진정한 진저티를 여기서 보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올랐다. 올라가면서 속으로 많..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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