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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히말라야 여행 일지. 6일차 푼힐 - 타다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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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내마음의 단야밧 푼힐 - 타다파니

 

새벽 5시 기상. 우리는 푼힐의 일출을 보기위해 아이젠을 끼고, 랜턴을 키고 어둠만이 적막하게 깔린 길을 올랐다. 랜턴의 불빛에 의지에서 한걸음 , 한걸음 눈길위를 올랐고, 몸은 서서히 땀으로 젖어가고 있었다. 버거웠고 힘들었고 어려웠다.

 

푼힐 도착

 

 

하지만 마치 그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우리 왼쪽편엔 구름을 빨갛게 물들이며 노을이 영역을 확장하였고, 좀더 나아가 히말라야의 열두개의 봉우리가 물들어가며 눈 앞에 펼쳐졌다. 경이롭다 못해 경건했고, 나는 네팔 언어로 감사합니다. 단야밧을 혼잣말로 끊임없이 속삭였다. 정말 감사했다.

 

 

이 모습을 두눈으로 볼수있음에, 여기까지 올라온 나의 몸이 감사했고 이 시간이 감사했다. 그동안 부정해온 나의 삶을 용서했다. 놓치거나, 잃어버리거나, 떠나보내온 것들을 기꺼이 보내고나 용기 또한 생겼다.  떠나온 길이 아름다워보이기 전까지는 돌아가지 않을꺼라 생각했는데 지금이면 돌아가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은 좀더 걷고 싶다. 가는길이 힘들고 벅차다하더라도 그 여정은 아름다우니까 좀더 걷자. 

 

 

푼힐에서 열두개의 봉우리를 보는날이 일년에 몇일 안된다 하더라. 그런데 오늘 우리는 그 봉우리를 볼수있는걸 보니. 그렇다. 오늘은 크리스 마스. 모두 해피 크리스마스!


타다파니를 향하는길. 틈틈히 사람들에게 어설픈 발음으로 나마스테 메리크리스마스를 건네곤 했다. 사람들 역시 받아주고 각자의 등산길을 향한다. 여행자라는 것은 어쩌면 따듯한 경험이 아닐까 싶다. 무엇을 물어보든 , 언어가 통하지 않든, 서로는 소통에 대해서 정성을 다하고 배려가 가득찬 시선으로 바라보니까.  

일차원 적인 겉치레만 가득한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에 대한 질문, 삶에 대한 질문만 오고간다. 어쩌면 익명의 상대들이기에 금방 흘러갈것임을 알기에 진솔하게 이야기를 하는게 아닐까 싶다. 

 


이방인이 되는것을 두려워하지말자. 

오늘은 조금 고된 산행이였다. 끊임없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은 얼음판이여서 아이젠없이는 어려웠고 내려온 만큼 또 다시 올라가야 하는 산행이였다. 무릎과 아킬레스건이 나가는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쉬지 않고  걸었다. 쉬면은 다시 걷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그저 걷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예상보다 일찍 타다파니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빨래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고라파니보다는 따듯한 느낌이라 해도 추운건 여전하다. 그러나 여전히 따듯한 동네. 

아늑하고 여유로운 동네임은 틀림없다. 

 

타다파니에서 크리스마스!

 

*바삐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지난 시간들을 기록하고자 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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