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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히말라야 여행 일지. 7일차 시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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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메리크리스마스! 촘롱 - 시누아.

 

우선 메리크리스마스!! 성탄절의 축하는 이쯤하고 우리는 꽤 오랜 등산을 강행하였다. 원래의 목적지는 촘롱이였으나 내일 수월한 산행을 위해 그 다음 마을인 시누아 까지 올라갔다. 

 

 

언제나 그렇듯 늘 매번 하는 말이라 조금 안쓰고 싶지만 여전히 자연은 경이롭고 아름답다. 
힘든 산행으로 땅을 보며 걷다 조금만 허리를 펴고 주변을 둘러보면 이루 말할수 없는 벅차오름을 느낀다. 산속에 산이며 자연속의 자연에서 나는 이 세계관의 부속품이자 이방인 임을 깨닫는다. 그저 묵묵히 순응하며 걷는다.  

그러다 일행이 묻는다. 여기 사람들은 이 자연을 보고 감동먹을까 하며 질문을 던진다. 글쎄 .. 우리가 더이상 63빌딩에 환호하지 않듯 익숙해지는 순간 소중함을 잊어가는게 아닐까? 하고 나는 대답한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많이 놓쳤던 것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였다. 익숙하니 소중하지 못했던 어리석었던 시절들을 돌아본다. 
후회한다 한들 돌아오지 않을 날들이며 순간들이며 시간들이자 호흡이다. 순응하며 살자. 

 


너무 힘들어 쉬고싶고, 어깨가, 허리가, 온몸이 불편하고 저리기 시작했다. 내 배낭의 짐들을 다 버리고 싶었다. 멈출수가 없었다. 크게 호흡을 내쉬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고, 배낭을 다시 고쳐 메고 물 한모금 마쉬고 다시 나아갔다. 그렇게 오랜 시간 산행을 했을까. 타다파니에서 촘롱으로 촘롱에서 시누아까지 오고나니

 

 

눈 앞의 경치는 말로 형용할수없이 아름다웠고 내 눈에 담을수없음에 아쉬울만큼 눈부셨다. 그리고 힘들게 메고온 배낭에서 물건들을 꺼내 내가 짊어진 것들에 대한 소소한 행복을 보답받았다. 타월과 바디를 꺼내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하고 따듯하게 옷을 갈아입고 아마 배낭의 짐들을 버렸으면 누리지 못했으리라.  이제는 불평하지 말아야지, 배낭보다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온 주제에 배낭 무게의 짊을 무거워 하지말자. 그러면 내 삶의 무게도 가벼워 질 터이니. 

삶이 때때로 버겁고 지친다 하더라도 그 버거움 마저 사랑해야지. 삶이 매번 행복할수는 없으니 버겁고 어두움이 있어야 빛이 있고 감사함을 알터이니 모든 것을 사랑하자. 

 

산행중 만난 들개. 추후 안나 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바삐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지난 시간들을 기록하고자 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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