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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까지 시원한 슴슴한 평양냉면 "을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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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날씨가 쌀쌀한듯 싶으면서도 다소 습도가 높아 뭔가 땀이 날듯말듯한 그런날.

J와 나는 파스타를 먹을까하다 문득 나는 말했다. '냉면이 먹고싶어졌어'

나에게 냉면이랑 평양냉면을 뜻하는 것이고 평냉은 처음에 다소 진입장벽이 높은 음식이고

차가운 음식을 즐겨하지 않는 J인지라 그냥 나도 모르게 던져진 말이였다.

 

그러나 J가 흔쾌히 자기도 냉면이 끌린다고 받아들였고 우리는 근처 평양냉면 집을 찾았다.

그렇게 찾은 곳이 서울 3대 평양냉면집 중 하나인 "을미대"

 

 

건물만 봐도 내공이 보이는 그런 분위기이다. 오랜 역사가 느껴지는 그런 건물이였다.

오랜역사인 만큼 유명해서 웨이팅이 제법있다고 들어서 다소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도 웨이팅이 없었고

우리는 골목에 별관으로 안내 받았다.

 

 

별관은 나름 리모델링이 되어서 깔끔하고 방으로 꾸려져 있어서 아늑한 분위기마저 조성되었다.

 

 

평양냉면 전문 답게 메뉴는 간략하다. 우선 평냉에 대해서 거진 처음인 J에게 냉면하나는 무리인듯 싶어 

우리는 물냉면에 사리를 추가하고 녹두전을 하나 시켰다.

 

 

흔히들 처음에 마시면 걸레빤물이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육수. 은은한 짭쪼름한 맛이 나는 오히려 좋아한다.

 

 

함께 나온 밑반찬, 대체적으로 슴슴하다. 그래서 오히려 좋다.

 

 

이윽고 냉면과 사리가 나오고 녹두전이 나왔다.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 사진에는 계란이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사리를 시키면 저 그릇에 같이 주는게 아닌 저 냉면그릇에 사리와 육수가 한그릇이 더 나온다. 

J는 고명을 잘 안먹는다며 저기 물냉면에 있는 계란을 겟 해서 갔기에 사진에는 계란이 보이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슴슴하다. 그러나 깊은 시원한 맛이 있다. 

뭐랄까 기교를 부리지 않는 묵직한 시원한 맛이랄까? 한때 해장으로 평냉을 하던 나에게는 

그런 묵직한 시원함이 반갑게 느껴졌다.

 

녹두전은 겉은 엄청 바싹한데 속은 고기로 가득차서 기름지고 부드러운 맛까지 전해진다.

아. 역시 평냉과 녹두전은 실과 바늘같은 사이인가 잠깐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을미대의 평냉은 쌀쌀하지만 습도가 높은 날씨에 땀내나는 나의 갈증을 채워주었다.

 

 

역시 평양냉면은 국물까지 다 먹어줘야 제맛. 녹두전의 기름끼를 마치 다 씻어내듯 국물 한방울도 남김 없이 다 마셨다.

요즘 평양냉면의 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몇해전 동대문 필동면옥에서 처음 평양냉면을 먹을때도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가격이 더 올랐으니 말해뭐해 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맛있다.

 

암튼 예전만큼 쉽게 평양냉면을 즐기는 못했는데 모처럼 먹은 평양냉면은 그래도 여름의 보양식 같단 생각이 든다.

 

이 무더운 날 기력이 딸린다면 한번쯤 평양냉면을 먹어보기를 바란다.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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