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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사카 여행일지. 2일차. 교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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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4.17. 

 

오늘은 교토로 떠나기로 한 날이다. 장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한 예정이라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에서 주는 조식을 간단히 챙겨 먹었다. 

 

모든 토핑을 넣은 잡 우동,가장 맛났던 프렌치 토스트

 

베이컨이랑 계란스크램블 어묵 등등 조금씩 반찬접시에 올려주었고, 저기 사진에 보이는 대로 모든 토핑을 만든 영민표

가락국수와 조식 중에 가장 맛났던 프렌치토스트를 먹었다. 아마 토스트를 2~3개는 먹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아침을 숙소에서 해결하고 교토를 향해 떠났다. 

 

이날 우리의 계획은 아라시야마 - 후시미이나리 - 청수사 - 산넨자카 - 니넨자카 - 하나미코지도리를 구경할 예정이었다. 

원래는 철학의 길, 텐류지 등등 여러 곳들이 더 예정에 있었으나 우리의 체력으로는 무리라는 생각에 줄이고 줄인 것이 지금의 계획이었다. 

 

우선 우리는 에사카에서 아라시야마를 향해 전철을 탔고 경로는

에사카 - 우메다 (여기서 한큐노선으로 갈아탐) - 가츠라 - 아라시야마역으로 이용했다.

 

기차 여행 느낌의 한큐

 

한큐 노선은 전철이라기보다는 기차를 타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기차여행 가는 기분이 들어 설레었다.

 

아라시야마 도착!

 

기차여행 느낌을 뿜뿜 받고 나서 우리는 가츠라역에서 아라시야마역 방향으로 환승을 했고 아라시야마에 도착했다.

 

아 라 시 야 마 !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던 아라시야마..

 

바람은 제법 불었으나 날씨는 정말 기가 막히게 좋았다. 

오히려 바람과 자연 속에 있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고, 분위기는 옛 느낌이 가득해서 시간여행을 온 느낌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라시야마역에서 대나무 숲인 치쿠린을 향해 걸어갔고 그 길에 있는 도케쓰교를 보며 한 번 더 감탄했다.

 

바람, 온도, 습도 모든게 좋았다. 도케쓰교.

 

아라시야마역에서 내려서 자연과 벗 삼은 듯한 동네를 보고, 도케쓰교를 건너면서 우리는 

유적지나 자연의 기운이 역시 우리 스타일이다. 유니버셜을 갔어도 재미있었겠지만 역시 우리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구나라고 말했다. J와 나는 조금은 들뜬마음으로 교토에 빠져들었다.

 

이윽고 우리는 강물을 따라 걸어갔고, 아라시야마 공원에 도착했다가 잠시 길을 잃을 찰나 지도를 보고 

대나무 숲 치쿠린에 도착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울창했다. 그리고 높디높은 대나무들을 보면서 대나무들이 자라는 시간이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재밌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여기서 인력거를 끄는 사람의 모습들 또한 흥미로웠다. 

 

그렇게 치쿠린을 돌고 슬 배가 고파졌다. 심지어 우리는 이곳 교토에서 디저트와 먹거리를 만끽할 예정이었기에 

무엇을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는 소문이 날까 하며 먹거리를 생각하는 유쾌한 시간도 가졌다.

 

치쿠린에서 내려오면서 교토에 오기 전 내가 검색해 보고 한번 먹어봤으면 했던 당고가 보였고 J는 당고를 보자마자 

먹어보고 싶지 않았냐며 한번 먹어보자 그랬다.  역시 섬세한 J 감탄을 잠깐 하고 바로 당고를 향해 돌진이다.

 

당고 280엔

 

흠.. 기대를 했던 탓인가 약간은 겉바속촉일 줄 알았는데 팥죽에 있는 새알의 식감이었다. 소스는 약간 데리야끼 느낌의

달달함이었는데 맛은 있으나 그렇다고 막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J 또한 그랬고 우리는 입가심을 해줄 무언가를 

찾았다. 

 

 그리하여 우리가 발견한 곳은

 

두부녹차 아이스크림 400엔.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인줄 알았는데 두부이네 본점(두부요리 전문식당)에서 하는 가게였었다.

맛은 두부맛, 녹차맛, 두부 녹차 반반 있었는데 우리는 반반 맛으로 골라서 먹었다.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공간 뒤에는

두부를 만드는 기계가 있었고 두부냄새가 너무 좋아서 어디에 쓰는 두부를 만드는 거냐고  J가 물었고 점원은 

아이스크림을 만드는데 필요한 두부를 만든다고 말해서 아이스크림에 대한 기대가 더더욱 올랐다. 

기가 막혔다. 입가심으로 최고였다. 아라시야마에 가서 입가심을 원한다면 이곳을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내려가는 길에 갈증이 조금 나던 찰나 J가 커피는 힘들겠다며 그냥 가자 했다.

잉? 나는 눈치 없이 "커피 마실 생각이였어?" 라고 말했는데 알고 보니 처음 아라시야마에 왔을 때

J가 넌지시 저기 카페는 왜 이렇게  줄이 길지?라고 했던 카페가 있었고 우리는 웨이팅을 즐겨하지 않는 사람이라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혼자 생각하고 넘어갔다가 공원을 돌고 다시 그 카페를 지나칠 때  역시나 생각 없이 있었는데

J가 알아보고 가고 싶어 했던 카페였다고 했었다. 아. 뿔. 싸. 했다. 눈치 챙기자.

 

우리는 아라시야마역 앞 편의점에서 갈증을 해소해 줄 녹차를  샀고 이제 슬 다음 행선지인 후시미이나리로 향했다.

편의점 녹차 108엔

 

후시미 이나리 역! 뚜둥!!

 

후시미 이라니는 여우신사라

하는데 역시 이름에 걸맞게 전철에서부터 여우가 보였다. 

 

후시미 이나리 가는 길
신사 앞에 먹거리가 가득했다. 눈을 떼지 못하는 나.
후시미 이라니 도착!!

 

뭔가 웅장했다. 그리고 만화에서 보던 건물들이 있어서 신기했다.

 

이것은 귀.. 귀멸의.. 칼
혈귀로 부터 나를 지켜줘.. J
신사를 지키는 여우. 멋드러지다.

 

신사를 지나 우리는 붉은 도리의 길에 다다랐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소원이 통하는 길이라고 한다.

일찍이 알았다면 소원을 빌었을 텐데 그저 신사의 분위기에 압도된 채 걷기만 했던 것 같다.

 

고요한 분위기의 붉은 도리의 길. 그래서 제 소원은요..
붉은 도리의 길을 나와 다시 뻥 뚫린 풍경

 

신비롭고 고요한 후시미 이나리. 어떤 영적인 에너지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귀.. 귀멸의 애니가 떠오르기도 했다.

혈귀에서 보호해 주는 느낌. 오프 더 레코드다.

 

신사를 다 돌고 나니 허기가 졌다. 그래서 우리는 기요미즈고조 역으로 넘어가서 식사를 하고 갈지 여기서 먹고 갈지 15초 정도 고민하고 그냥 이곳에서 먹고 가기로 했다.  오늘의 점심은 가락국수이나 라멘이 끌렸고 우리는 맛집전용 어플 구글맵을 

활용해서 주변 맛집을 찾아서 후시미이라니역 근처 라멘집에 들어갔다.

 

 

라멘집 외부
메뉴 우리는 돈코츠 와 소유 라멘을 골랐다.
동네느낌 나는 라멘집 내부

 

여러 라멘이 있었고 나는 기본 돈코츠? 라멘을, J는 소유 라멘을 주문했다.

 

좌 돈코츠 라멘, 우 소유라멘 950엔*2 =1900엔

 

역시 라멘의 고장 일본이다. 내가 주문한 라멘은 국물의 진해 맛이 깊었고, J가 주문한 라멘은 깔끔하게 맛있었다.

라멘인데 말해 뭐 하겠나 싶지만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원래는 내가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J를 만나면서 내 입맛이 조금 변했구나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원래 나는 간장베이스 소유라멘 보다 고기육수를

추구하는 사람이였는데 J의 소유라멘을 빼앗아먹어보고 어랏? 나 깔끔한 맛 좋아하네?라는 것이었다.

역시 사람은 닮아간다는데 이런 부분을 말하는 건가 싶었다.

 

그리고 소식 J는 대식가였던 나를 조금 닮아가는 듯싶었다. 원래라면 배불렀어야 하는데 J가 라멘이 조금 적었다고 한다

오! 엄청난 발전이었다. 그래 우리 오늘 디저트로 조져주기로 했으니 바로 디저트 행이다!!

 

어쩌면 우리의 교토행의 목적은 디저트이고 몽블랑을 먹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교토에 오기 전부터 몽블랑~ 모공브을라앙~ 을 노래하던 J였기에 오늘 디저트로 조져보자는 다짐 속엔 분명 몽블랑이 

무의식 속에 있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렇게 우리는 J가 보여준 몽블랑 사진을 보고 사진의 몽블랑을 판매하는 카페를 찾았다. 와구리 센몬 사오리라는 카페였다. 

 

어딘가 고급져 보이는 카페 이때까지는 몰랐다. 앞으로의 일이..
고급스런 분위기의 카페 이때 눈치를 챘어야했는데
자리 앞에 이렇게 세팅되어있다.

 

전체적으로 고급진 느낌이었다. 자리 앞엔 저렇게 1인 1 주문이라는 힌트를 주는 듯한 세팅이 되어있었고 

나는 그것을.. 아니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몽블랑은 테이크아웃 전용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이왕 먹을 거면 시그니처를 먹야하지 않겠나 싶어서 

메뉴를 보았다. 사오리 SHA 2600엔, 사오리 RO 1800엔 이렇게 두 개가 있었다

 

"사오리 SHA의 밤은 일본의 밤의 1% 어쩌고 저쩌고... 대략 기억이 안 난다"

 

J는 2600엔은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몽블랑을 먹으려고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사오리 SHA로 시키자 했다.

 

사오리 SHA를 주문하고 몽블랑 하나를 주문하면 음료가 나온다 해서. 거기에 300엔을 추가해서 말차를 하나 주문했다. 

그랬더니 음료를 하나 더 고르라고 점원이 알려주었고 우리는 차가운 녹차를 하나 더 시켰다. (이때까지 몰랐다)

 

그리고는 카페의 분위기를 즐기고 몽블랑이 만들어지는 과정 또한 구경했다. 

그러더니 앞에서 몽블랑을 만들어주는 직원분께서 촬영을 해도 괜찮다 해서 촬영 또한 하며 시간을 보냈다.

 

저기 나오는 것이 밤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하나 만드는 것을 찍었는데 다음 몽블랑도 찍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응? 왜지? 하면서 찍는데

눈치가 빠른 J가  "혹시 우리 1인 1개로 주문한 거 아닐까?"  했고 지금까지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 왜 음료가 두 개가 

나왔는지부터 등등 뇌리에 스치기 시작했다. 그렇다. 우리의 사오리 SHA는 각자 한 개씩 주문에 들어갔고 고스란히 

저 영롱한 몽블랑을 각자 해치워야 했다. 

 

금가루가 뿌려져있어 영롱함이 더해졌다.

 

몽블랑이 처음인 내게는 첫 느낌은 어릴 적 엄마가 정성스레 삶은 밤을 까서 입에 넣어준 맛이었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그러나 몽블랑을 모르는 나도 뭔가 은은하니 부르 더운 밤맛은 확실히 느꼈고 괜찮았다.

 

J는 괜히 비싼 걸로 두 개 시켰다고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디저트를 먹어보겠나 싶어 이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오히려 제대로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럴 줄 알았으면 다양하게 시켜서 맛보면 좋았을 텐데 싶었다. 

 

그러니 와구리 센몬 사오리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1인 1 주문을 알고 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값어치는 확실히 하는 곳이니 한 번쯤 들러보는 것을.. 용기 내어 추천한다. 

 

이제 디저트도 먹었으니 다음 행선지인 청수사를 향하기로 했다.

 

청수사로 가는길.

 

청수사는 성스러운 물 이란느 뜻으로 많은 사람을 이 성스러운 물을 마시러 사찰에 간다고 본 것 같다.

 

아까는 여우라면 여기는 용이다.
마시지 마세요 1
이곳에 들어오려면 입장료가 필요하다 400엔
마시지 마세요 2
청수사의 물

 

멋드려 졌고 입장을 하고 멀찍이서 본 청수사는 조용했으나 울림이 있었다. 목재로 만들었다는 것에 놀랐고 그 목재들이 웅장해서 놀랐고 오랜 시간 유지가 되어 온 것에 놀랐다. 다만 해가 역광으로 떨어져 그 모습을 담아내지 못해 아쉬웠다.

이곳에 연인의 신전 지주신전이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왔을 때는 입구가 막혀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청수사를 걷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J에게 말했다.

"그거 알아? 우리 라멘 먹고, 디저트 먹을 때 빼면 앉아서 쉰 적이 없다?  지난 여행 이후 J가 극기훈련 하지 말자 했잖아"

"우리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가 봐. 이왕 온 김에 보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우린 이런 운명인가 봐" 

라고 J가 말했다. 

 

그렇게 쉼 없이 청수사를 다 돌아보고는  산넨자카 - 니넨자카 - 하나미코지도리를 구경하고 교토의 시장도 궁금해서

구글맵에 검색해 보고 니시키 시장에도 들르기도 했다.  아마 이때부터는 우리의 체력도 소진이 되었고 폰도 배터리가 

다 써갈 무렵이라 사진은 그만 찍고 눈으로 담아내자고 했다.

 

산넨자카

 

좀 전의 말이 무색하게 아.. 잠.. 만!! 여기 이쁘다. 하고 사진을 찍는 나.

 

니넨자카

 

잠깐 서보라고 하고 사진 찍어주는 J 

 

하나미코지도리
교토의 밤. 니시키 시장가는 길.

 

우리는 산넨자카에서 니넨자카, 하나미코지도리를 지나 니시키 시장을 향했다. 폰은 정말 끝을 달리기에 

구글맵을 보는 정도의 최소한의  용도로  쓰기로 했다.

 

그렇게 밤의 거리를 누비며 힘들게 니시키 시장을 찾아갔는데 이런... 늦은 시간인지라 문을 받았다. 

 

니시키 시장.. 이놈의니시키..

 

우리는 에사카로 복귀했다. 처음엔 시장을 못 가봐 아쉬웠으나 에사카에 도착할 무렵 우리의 체력은 끝이 났고

니시키 시장이 문을 닫은 건 오히려 신의 한 수였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가벼이 씻고 저녁 겸 J가 찾아준 어묵바에 갔다. 무, 두부, 우무 등 몇 개를 주문했고 나는 보리소주 

J는 우롱차를 시켜 먹었다. 뭔가 이제는 이방인이 아닌 일본 문화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좋았다.

뜨근한 국물을 마시며 J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서로 좀 더 알아가는 기분 들어 좋았다.

 

가게가 문을 닫을 때쯤 우리는 나왔고 뭔가 아쉬워 숙소 앞 마트에서 장 봐서 들어가기로 했다.

나는 하이볼 캔 을 골랐고 J는 콜라를 골랐다. 그리고 음식으로는 야끼소바 (이거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과자.

마트에서 사서 나오는데 뭔가 가라아게가 끌려서 편의점에서 가라아게도 사서 들어왔다.

 

여행 마지막 밤이다. 우리는 휴족시간을 발에 붙여 발의 노고를 풀어주고 음식을 먹으며 오늘의 노고를 풀어줬다.

오늘 하루 진하게 근사하게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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